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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

by 초록지구별 2022. 3. 25.

1. 우리나라 정치인의 이미지는?

이제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의 중요성은 선진 외국의 이야기만이 아닌 듯하다.

정치 광고 평론가인 박종렬 씨는 민정당의 한 공직자가 제13대 국회의원 공천에 따른 심사 기준으로 '깨끗한 이미지의 소유자' 또한 '제6공화국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인물'이어야 함을 강조했던 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미지가 정치인의 사활을 판가름하는 풍토가 정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제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의 중요성은 선진 외국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다.

박종렬 씨는 1988년 신동아』 4월호에 발표된 노태우 대통령의 이미지 메이킹 작전>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말하기를, 빈틈없이 펼쳐진 이미지 전략이야말로 노태우 대통령의 당선 비결이며, 6·29 민주화 선언 이후 선거 유세와 선거 공약, 취임 연설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이미지 관리가 알게 모르게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몇 가지의 예를 들어 밝힌 바 있다. 그가 주목할 만한 점으로 손꼽은 사실은 다음과 같다.

• 선거 팜플렛에서 '민주정의당' 이라는 당명을 누락시켰던 점

- 당과 전대통령, 5공화국의 부정적 이미지와의 분리를 꾀했음.

• 방일, 방미 등 외국 방문

- 국제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부각 의도

• 외국 순방시 서류 가방을 손수 들고 다녔던 점

- 권위주의적 이미지의 탈피를 위한 세심한 배려로 보임

• 45도 각도의 반측면 사진의 이용

- TV에서 트레이드 마크로 보여주었던 특유의 친근감을 주는 미소와 인상을 부드럽게 보이도록 함

• 딸과 함께 연극 관람하는 모습 보도

—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문화를 애호하는 이미지

• 서재에서 가족들과 같이 평상복 차림으로 앨범을 보는 등의 사진

- 다정다감한 서민적 가장으로서 '보통 사람'의 이미지

• 어린 소녀를 안고 귓속말을 듣고 있는 포스터

- 군인 이미지의 탈피 의도.

박종렬 씨는 또한 한국 정치사를 살펴볼 때, 이미지 메이킹의 예가 최근의 일만은 아니며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 역시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고 서술하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광복 후 초대 대통령으로서 '국부적 카리스마'를 확립하였는데, 그는 이를 위해 독립 운동가로서의 업적을 십분 활용함은 물론, 조선조 양녕대군의 16대손이라는 왕손으로서의 가계를 은근히 과시하여 그러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의 멸사봉공적 이미지를 자신에게 연결시킴으로써 사심없는 부국강병의 지도자의 이미지를 형상화시켰다.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 후 세종문화상을 제정하고, 한때 세종대왕릉의 대대적인 복원사업을 계획했던 것도 세종의 문민적 이미지를 차용하여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정치인들도 일반인들이 이미지 메이킹이란 말을 들어보기 훨씬 전부터 자신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자 의식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러나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이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끝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훌륭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당선되어 국민들에게 자주 모습을 나타나게 되었다면, 국민들이 그들을 믿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임기 중에도 항상 자신의 이미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말이다.

미국에서는 정치인들이 영구적인 캠페인 (Permanent Campaign)이란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당선된 후에도 (심지어 야인이 되었을 때도) 이미지를 의식하고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을 계속해서 다음번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을 뜻한다. 한 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면 유세 때 보여주고자 했던 '성실한 사람' '믿을 만한 사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임기 중에 말을 통해, 행동을 통해 직접 보여주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지방의회의 현역 의원 당선율이 80%에 이르는 것은 그들이 임가 중에 그만큼 선거구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여 긍정적인 이미지를 투사했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그들이 의회 개회 때마다 의견 충돌로 주먹질하고 단상에서 소리지르며 싸웠다면, 아마 50%도 재선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것은 단지 다음번을 노리는 이미지 메이킹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이나 '존경하는 지역구민들로 하여금 불안과 공포에 빠지지 않도록, 또한 정치하는 사람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한번쯤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들은 정치인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 정치가의 이미지를 만듭니다.

정치에 막 입문하려는 사람이나 대권을 겨냥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명도가 낮아 특별한 이미지가 없는 사람도 고민이지만,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이상적인 지도자상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에게 어떤 특정한 것을 기대하고 있어, 한 후보를 경쟁 후보와 비교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자기 마음 속에 그리는 지도자상을 기준으로 후보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여론 조사나 개인 접촉 등을 통해서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어 그것에 맞도록 자신의 이미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와 자신과의 사이에 무언가 연관되는 점이 있어 자신들의 욕구나 야심을 반영해 줄 수 있다고 믿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후보자들은 공직 경력, 뛰어난 지도력,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등을 바탕으로 하여 그의 이미지를 형성하되 유권자들이 품고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와 자신을 동일시할 수 있도록 조금씩 자신의 이미지를 수정해 가야 한다."

정치가의 이미지 메이킹에 관한 권위자인 테네시 대학의 댄 님모(Dan Nimmo) 교수의 주장에서도 나타나 정치인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은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그 사람의 인격과 성품을 바탕으로 하여 대중의 기대에 영합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이미지를 만들려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자질 중에서 후보자가 갖고 있는 가장 훌륭한 자질, 가장 믿을 만한 자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후보자가 창출할 수 있는 무한한 이미지 가운데, 어떤 이미지가 가장 호감을 주는가에 대한 대중의 기준은 선거 때마다 항상 바뀌지만, “신뢰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호감이 간다” 하는 이 두 가지 요소는 시공을 초월하여, 많은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질로 입증되어 왔다.

후보자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선거구의 분위기이다.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많은 미국민들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남부의 조그마한 조지아주의 주지사였던 카터는 워싱턴 출신이 아닌, '아웃사이더'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였다. 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에게 자신은 워싱턴 정치인들처럼 때가 묻지 않았기 때문에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어 당선될 수 있었다. 당시 미국의 분위기는 이전과는 달리, 오히려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에서 경험을 쌓지 않은 것이 유리하게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미지 메이킹이란 이렇게 인위적인 요소를 결합시켜 시도하는 것이지만 그것으로 창출된 이미지는 상당한 정도 후보자의 실제적 능력이 반영되어야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앞으로 후보자들의 이미지 메이킹 작업은 민영방송, 유선방송의 설립과 더불어 더욱 박차를 가하여 지금까지의 이념적인 이미지의 차원을 벗어나 가시적인 이미지에 호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선거에서처럼 후보자들의 TV 토론을 도입할 경우 후보자들의 능력과 이슈에 대한 입장은 물론, 토론에 임하는 자세나 사소한 태도에 이르기까지 보기 좋고 듣기 좋은 비디오형 후보자가 유리하게 되리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방자치제 시대를 개막하면서 '정치인의 이미지'를 더욱 더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수많은 선거전을 통해 이미 그 중요성이 입증되었듯, 앞으로 정치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은 물론, 노련한 정치인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정치 현실을 직시하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게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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